1. 사건의 발단: “제가 고른 게 아닌데요?”
지난달 28일, 직장인 김모 씨(34)는 서울 강남의 한 무인 편의점을 찾았다.
점심 식사 후, 시원한 탄산음료를 사 마시려던 그는 계산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장바구니에 넣지도 않은 ‘열대과일 혼합 주스’가 결제 내역에 포함된 것이다.
김 씨는 “나는 콜라만 골랐는데, AI 계산대 화면에 주스가 자동으로 뜨더라”며
“혹시 내가 실수로 집었나 싶어 주변을 확인했지만, 내 손엔 콜라 한 병뿐이었다”고 말했다.
2. AI가 ‘추천’을 넘어 ‘선택’까지?
최근 무인 편의점들은 AI 기반 상품 인식과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고객이 특정 코너에 오래 머물면, 화면에 ‘이런 상품은 어떠세요?’라는 안내가 뜨거나
가끔은 결제 화면에 해당 상품을 함께 표시해 구매를 유도한다.
문제는 일부 시스템에서 이 추천 기능이 ‘자동 선택’과 혼동된다는 점이다.
AI가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거의 살 가능성이 높다”는 상품을
결제 목록에 미리 올려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3. 현장 실험: 직접 가봤다
취재진은 김 씨가 경험한 동일 브랜드의 무인 편의점을 방문했다.
음료 코너에서 약 15초 정도 멈춰 ‘망고 주스’ 라벨을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 있던 탄산음료를 골라 계산대로 향했다.
놀랍게도 결제 화면에는 ‘망고 주스’가 함께 표시됐다.
직원은 없었기에, 이를 취소하려면 직접 상품 목록을 터치해 삭제해야 했다.
만약 주의 깊게 보지 않고 결제를 진행했다면, 그대로 요금이 부과됐을 것이다.

4. 업계 전문가의 분석
IT 유통 솔루션 개발사 A사의 데이터 엔지니어 박지훈 연구원은
“AI 상품 인식 시스템은 매대 앞 체류 시간, 시선 방향, 손의 움직임 등을 기반으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예측한다”며
“문제는 ‘추천’과 ‘자동 선택’의 경계가 불명확한 설계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기능은 사용자의 편의를 돕는 것이 목적이지만,
의도치 않은 결제가 발생하면 신뢰도 하락과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5. 소비자 반응과 불만
SNS와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 “아이스티 사려다가, 옆에 있던 복숭아주스가 자동으로 결제 목록에 올라갔다.”
- “AI가 내 취향을 안다고 생각했나? 오히려 짜증 났다.”
- “추천이 아니라 강매 아닌가요?”
이처럼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함께 불편함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특히 무인 점포 특성상 즉시 항의할 수 있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환불 과정이 번거롭다는 불만도 나온다.
6. 기술 발전의 명과 암
AI 기반 유통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상품 인식 정확도는 과거보다 높아졌고,
개인화 추천 기능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친절함’이 지나치면,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을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결제 오류를 넘어, 소비자 자율성 침해라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7. 해외 사례 비교
일본의 한 무인 마트 체인은
‘추천 상품 자동 선택’을 시범 운영하다가,
3개월 만에 해당 기능을 전면 폐지했다.
고객들이 “불필요한 결제가 많다”는 이유로 항의했고,
심지어 일부 고객은 해당 기능을 ‘디지털 스텔스 마케팅’이라 불렀다.
미국의 무인 매장들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으며,
대부분 ‘추천은 하되 자동 선택은 금지’라는 원칙을 도입했다.
8. 소비자 예방법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 이용 시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 결제 전 상품 목록 확인: 화면에 표시된 상품이 실제로 고른 것인지 반드시 확인
- 자동 선택 기능 해제: 일부 브랜드 앱에서 해당 기능을 끌 수 있으니 설정 점검
- 환불 절차 숙지: 결제 오류 발생 시 앱이나 고객센터를 통한 환불 방법 미리 파악
9. 김 씨의 결론
김 씨는 이후 무인 편의점을 이용할 때 반드시 결제 목록을 두 번 이상 확인한다.
“편리하긴 한데, 이제는 AI가 내 선택까지 대신하는 건 좀 불편하더라고요.
다시 말해 ‘추천’은 환영이지만, ‘대신 결제’는 사양입니다.”
10. 마무리: 기술과 신뢰의 균형
무인 점포의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알고리즘이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소비자가 기계에 의해 ‘의문의 주스’를 받아드는 날이 줄어들 때,
비로소 기술과 신뢰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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