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편의점’에서 생긴 진짜 웃픈 사건 모음

결제 후 봉투를 못 찾아서 손으로 들고 나온 하루

info-pickle82 2025. 8. 16. 18:35

결제 후 봉투를 못 찾아서 손으로 들고 나온 하루

1. 오늘의 시작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맑았다.
창문을 열자 가을 바람이 방 안을 스쳤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서, 문득 사무실에 간식이 떨어졌다는 게 생각났다.
점심 전에 잠깐 들러 과자와 음료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무인 편의점이 떠올랐다.
사람 없는 가게에서 빠르게 장을 볼 수 있다는 건 꽤 매력적인 일이었다.


2. 빠른 쇼핑의 매력

점포 문 앞에서 QR코드를 찍고 들어섰다.
가게 안은 조용했고, 가끔 냉장고 모터 소리만 들렸다.
과자는 바삭한 소리가 날 것 같은 포장지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음료 코너에는 시원하게 김이 서린 페트병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나는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손이 가는 대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초콜릿, 감자칩, 탄산음료,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까지.


3. 결제는 순식간에

무인 계산대 앞에 서자, AI 스캐너가 장바구니 안의 물건을 자동으로 인식했다.
화면에 상품명과 가격이 순서대로 뜨는 모습이 꽤 신기했다.
카드 결제를 마치고 영수증을 확인했다.
‘이제 봉투에 담고 회사로 가면 되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4. 그런데… 봉투가 없다

계산대 옆을 둘러보니, 봉투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고개를 돌려봐도 어디에도 비닐봉투나 종이봉투가 없었다.
혹시 내가 못 본 건가 싶어, 계산대 화면을 다시 살폈다.
거기에는 ‘봉투 구매는 좌측 하단 버튼’이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문제는, 이미 결제가 끝났다는 거였다.
봉투 버튼을 누르니 “결제 후에는 별도 구매가 불가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5. 잠시 멈춘 시간

그 순간, 내 머릿속은 잠깐 멍해졌다.
손에는 초콜릿과 감자칩, 샌드위치, 커피…
마치 서커스에서 접시를 여러 개 돌리는 곡예사처럼,
나는 두 손에 상품을 가득 안은 채 계산대 앞에 서 있었다.

누군가 있었다면 “혹시 봉투 어디 있나요?” 하고 물어봤을 텐데,
여기는 무인 편의점. 사람은 나뿐이었다.


6. 선택의 기로

나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섰다.
하나는 모든 상품을 다시 내려놓고, 봉투만 따로 결제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들어가는 것.
다른 하나는 그냥 손으로 들고 가는 것.

시간이 없었다. 회사 점심 회의가 15분 뒤에 시작이었다.
결국 두 번째 선택지를 택했다.


7. 웃픈 출근길

가게 문을 나서자, 양손 가득 과자를 들고 걷는 내 모습이 유리창에 비쳤다.
마치 장날에 장바구니를 잃어버린 사람 같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는 것도 느껴졌다.
특히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옆에 서 있던 학생이 나를 보며 웃음을 참는 모습이 보였다.


8. 회사 도착, 그리고 해프닝

사무실에 도착하자 동료들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와, 이거 무슨 이벤트예요? 왜 이렇게 잔뜩 들고 왔어요?”
나는 상황을 설명했고, 사무실 안에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다음부터는 장바구니부터 확인하세요.”
“그래도 이게 더 친환경적이긴 하네요.”


9. 작은 교훈

이번 일로 나는 무인 점포에서의 쇼핑 요령을 하나 배웠다.

  • 봉투 여부 먼저 확인하기
  • 결제 전, 화면 하단 꼼꼼히 보기
  • 혹시 모르니 작은 접이식 장바구니 챙기기

편리함 속에는 늘 작은 함정이 숨어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기계는 빠르고 정확하지만,
사람이 한 번쯤 챙겨봐야 할 디테일을 놓칠 때가 있다.


10. 하루를 마무리하며

퇴근길, 나는 일부러 그 무인 편의점 앞을 다시 지나쳤다.
입구 옆에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었는데,
거기엔 “봉투 구매 버튼은 결제 전 꼭 눌러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 글을 보며 피식 웃었다.
오늘의 웃픈 하루는, 아마 이 가게에서도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일이었을 것이다.

다음번엔 봉투를 잊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