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무인 편의점’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회사 근처, 집 앞, 심지어 지하철 역사 안까지 이제는 사람이 없는 가게가 당연하게 자리 잡았다. 카드를 꺼내 줄 서서 계산할 필요도, 점원과 짧은 인사를 나눌 필요도 없다. 대신 QR코드 인증, AI 결제, 얼굴 인식이 그 자리를 채운다.
편리함이 장점이지만, 때로는 이 기술들이 뜻밖의 상황을 만든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바로 그 ‘뜻밖’ 중 하나다.
출근길의 단골 코스, 그리고 우유 한 병
나는 평소 출근 전, 집 근처 무인 편의점에 들러 흰 우유 한 병을 사는 습관이 있다. 커피보다 속이 편하고, 아침 대용으로도 충분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카톡 메시지를 확인하며 입구의 QR코드를 찍었다. 문이 ‘띡’ 하고 열리고, 안에는 아무도 없다. 깔끔하게 정리된 진열대, 은은한 냉장고 소리.
나는 곧장 냉장고 앞으로 가서 1,800원짜리 국산 우유 한 병을 집어 들었다.
갑자기 등장한 ‘신분증 확인’ 팝업
문제는 계산대 화면 앞에서 시작됐다.
AI 스캐너에 우유를 올렸는데, 화면에 "신분증을 제시하세요" 라는 문구가 번쩍 떴다. 순간, 나는 멍해졌다.
"우유 사는데 신분증이 왜 필요하지?"
옆에 비치된 안내문을 보니 ‘청소년 판매 금지 상품 구매 시 신분 확인을 진행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담배도, 술도, 심지어 에너지 음료도 고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우유’가 문제였다?!
나는 AI 카메라에 비친 상품 이미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화면 속에는 **우유가 아니라 ‘막걸리’**로 인식되어 있었다.
원인은 우유 병 디자인이었다. 내가 고른 우유 브랜드가 전통주 병 모양과 비슷했고, 라벨 색상도 유사했다. AI는 그 이미지를 보고 "이건 술이야!"라고 착각해버린 것이다.
출근길의 코미디
나는 지갑에서 운전면허증을 꺼내 카메라에 보여줬다. 하지만 무인 편의점의 AI는 내 얼굴과 면허증 사진을 매칭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5초, 10초, 15초… 화면은 계속 "확인 중입니다"를 반복했다. 뒤에서는 아침 요가 복장의 한 아주머니가 물 한 병을 들고 서 있었는데, 나를 빤히 보며 미소를 지었다.
결국 1분 넘게 기다린 끝에 **"신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나는 급히 결제를 마치고 가방에 우유를 넣었다.
회사에서 터진 폭소
출근 후, 동료들에게 이 사건을 얘기하니 사무실이 웃음바다가 됐다.
"야, 너 우유 불법 구매한 거냐?"
"AI가 너 술 좋아하는 거 알고 미리 막걸리로 바꿔놓은 거 아냐?"
심지어 팀장은 "다음엔 우유 말고 진짜 막걸리 사라"고 농담까지 했다.
기술의 한계와 웃픈 현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 같지만, 무인 점포의 기술적 한계를 잘 보여준다.
- 이미지 인식 오류 : 상품 패키지 디자인이 비슷하면 AI가 잘못 인식할 수 있다.
- 과도한 인증 절차 : 실제로는 필요 없는 경우에도 신분증 확인 절차가 작동한다.
- 대기 시간 문제 : 얼굴 인식이나 신분증 매칭이 느리면 오히려 ‘편리함’이 줄어든다.
무인 편의점이 더 보편화되려면, 이런 사소한 불편을 줄이는 기술 개선이 필수다.
비슷한 사례들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나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 초콜릿 우유를 샀는데 ‘수제 맥주’로 인식된 사례
- 생수병이 ‘보드카’로 분류돼 신분증 요구받은 사례
- 홍삼 음료가 ‘고급 와인’으로 찍혀 결제 불가가 된 사례
웃기지만, 동시에 무인 점포의 AI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마무리
나는 여전히 그 무인 편의점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유를 집기 전에, 꼭 라벨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오늘은 제발 우유로 봐주길."
기술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때로는 이렇게 ‘웃픈’ 순간도 함께 준다. 그게 아마 2025년 무인 점포 시대의 매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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