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는 점점 점원이 없는 가게에 익숙해지고 있다. 계산대가 사라지고, AI가 스스로 상품을 인식하고 결제를 진행하는 ‘완전 무인 점포’가 도심 곳곳에 등장했다.
줄을 설 필요도, 현금을 꺼낼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지만, 기술이 완벽하지 않다 보니 예상치 못한 웃픈 상황들이 종종 벌어진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그 ‘계산 오류’ 사건이다.
‘간단히 물 한 병’이 전부였던 장보기
평일 저녁, 퇴근길에 집으로 가던 나는 목이 너무 말라 무인 편의점에 들어갔다.
평소처럼 QR코드를 찍고 입장한 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을 집었다. 가격은 1,000원. 결제만 하고 바로 나가면 되는 상황이었다.
계산대가 없는 가게답게, 출구에 설치된 ‘자동 결제 구역’을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 AI 센서가 내 장바구니를 스캔하고, 등록된 카드에서 금액이 빠져나간다.
결제 내역 확인 후 터진 ‘허탈한 웃음’
집에 도착하자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결제 금액: 12,800원.
"뭐야, 내가 무슨 고기를 샀다고?"
즉시 결제 내역을 확인하니, 생수 한 병 외에도 ‘수입 스테이크 500g’과 ‘수입 치즈’가 함께 결제되어 있었다. 문제는… 나는 고기 코너 근처에도 안 갔다는 것이다.
범인은 ‘옆 손님’
다음 날, 점포에 문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점포 관리자는 CCTV를 확인한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결제 구역에서 내가 나가기 직전, 내 바로 앞에 있던 손님이 장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다가 AI 인식이 잠시 오류를 일으켰고, 그 상품이 내 결제 내역에 섞여 들어간 것이다.
무인 편의점의 AI 센서가 두 사람의 장바구니 데이터를 혼합해버린 것.
관리자는 "가끔씩 센서가 동시에 지나가는 사람의 상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과와 함께 환불을 진행해줬다.
웃픈 후일담
환불 절차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앱을 통해 영수증을 첨부하고, 환불 사유를 작성한 뒤, 처리까지 이틀이 걸렸다.
"그냥 사람 있는 편의점 갔으면 1분도 안 걸렸을 텐데…"
하지만 그날 이후, 무인 점포를 지날 때는 항상 주변에 사람이 없는 타이밍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무인 점포의 ‘자동 결제’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 RFID(무선 인식 태그) : 상품 하나하나에 태그를 부착해, 출구에서 자동 인식
- AI 비전(이미지 인식) : 천장·출구 카메라가 사람의 동선과 상품 이미지를 추적
문제는 동시 통과 시 혼선이 생긴다는 점이다. AI가 누구의 장바구니인지 구분하지 못하면, 상품 데이터가 뒤섞인다.
특히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런 ‘계산 오류’가 더 자주 발생한다.
비슷한 피해 사례들
SNS와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나와 같은 경험담이 꽤 많다.
- 아이스크림 한 개 샀는데 ‘애완동물 사료 5kg’ 결제
- 컵라면 두 개만 샀는데 ‘참치캔 세트’까지 계산됨
- 물건을 반품했는데 결제 내역이 취소가 아닌 ‘추가 결제’로 처리됨
이런 사례들은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고, 무인 점포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무인 점포의 계산 오류 문제를 해결하려면,
- 출구 통제 시스템 : 동시에 1명씩만 통과 가능하도록 설계
- 실시간 결제 내역 확인 기능 : 나가기 전, 앱에서 상품 목록을 바로 확인
- AI 인식 정확도 개선 : 사람과 상품을 구분하는 알고리즘 강화
이 세 가지 개선이 필수다.
결국 편리함과 불편함은 한 세트
무인 점포는 분명 편리하다.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사람 점원의 세심한 확인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나처럼 ‘물 한 병이 스테이크로 바뀌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편리함 속에 숨어 있는 불편함을 더 실감하게 된다.
마무리
계산대 없는 가게에서의 ‘계산 오류’ 사건은 결국 웃으며 넘길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웃음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무인 편의점을 이용할 때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번엔 제발 물만 찍혀라."
'무인 편의점’에서 생긴 진짜 웃픈 사건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물건만 집었는데 도난 알람이 울린 이유 (3) | 2025.08.13 |
|---|---|
| 무인 편의점에서 라면 끓이다 생긴 황당한 결과 (7) | 2025.08.13 |
| 무인 편의점에서 우유 하나 사려다 신분증 검사 당한 사연 (3) | 2025.08.13 |
| AI가 얼굴을 못 알아본 날: 무인 점포 출입 실패기 (4) | 2025.08.12 |
| 결제 안 했는데 문이 열렸다? 무인 편의점 해프닝 (0) | 202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