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무인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셀프 조리 공간을 갖추는 곳이 많다.
컵라면을 사면 바로 뜨거운 물을 부을 수 있고, 전자레인지나 소형 조리기도 비치돼 있다.
그런데 이 편리함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해프닝을 부르기도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라면’과 관련된 황당한 사건이다.
야근 후, 늦은 시간의 간식 욕구
그날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가던 밤 11시였다. 배는 고픈데 식당은 문을 닫았고, 배달은 너무 늦을 것 같았다.
마침 골목 끝에 있는 무인 편의점이 떠올랐다. 컵라면 하나면 충분했다.
QR코드를 찍고 들어가, 진열대에서 매운맛 컵라면 하나를 집었다. 가격은 1,500원.
편의점의 ‘셀프 라면 코너’
무인 편의점 한쪽에는 작은 조리 구역이 있었다. 뜨거운 물 디스펜서, 젓가락, 종이컵이 깔끔하게 준비돼 있었다.
나는 컵라면 뚜껑을 반쯤 뜯고, 뜨거운 물을 붓기 시작했다. 그런데… 물이 조금 탁했다.
순간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피곤에 찌든 뇌는 별 생각 없이 물을 끝까지 부었다.

라면 향이 아닌 ‘커피 향’?!
3분이 지나 뚜껑을 열자, 익숙한 매운 라면 향 대신 묘하게 달콤 쓴 냄새가 풍겼다. 국물 색깔도 평소보다 진하고, 표면에 기름 대신 미세한 거품이 가득했다.
한 숟가락을 먹어본 순간… 충격. 매운 국물 대신 카푸치노 맛 국물이 입안을 덮쳤다.
원인은 ‘온수기 모드 변경’
알고 보니, 편의점 온수 디스펜서가 ‘커피 머신 겸용’ 모델이었는데, 이전 손님이 커피 모드로 사용한 뒤 세척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즉, 커피 추출용 물이 그대로 컵라면에 들어간 것이다.
결과는 ‘매운 카푸치노 라면’이라는 전무후무한 메뉴.
CCTV 속 웃픈 장면
며칠 후, 점포 관리자가 나에게 연락을 주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나보다 직전에 들어온 한 손님이 컵라면에 커피를 부어 ‘커피 라면’을 만든 뒤, 웃으면서 나간 장면이 찍혀 있었다.
그분은 장난을 친 건지, 실수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날 나는 라면도 커피도 아닌 애매한 음식을 먹게 됐다.
무인 편의점 조리 코너의 문제점
이 사건을 겪고 나니, 무인 점포의 셀프 조리 시스템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보였다.
- 위생 관리 부재 : 사람 손이 직접 닿는 조리 기구를 매번 소독하기 어렵다.
- 설정 오류 : 커피, 온수, 냉수 등 기능이 혼합된 기계는 사용법이 복잡해 실수하기 쉽다.
- 감시 인력 부재 : 장난이나 실수를 즉시 제지할 사람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황당한 경험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나 같은 피해자가 꽤 있었다.
- 온수 대신 ‘육수’가 나와 국물 맛이 엉망이 된 사례
- 컵라면에 뜨거운 물이 아니라 ‘식초 물’이 들어간 사례
- 전자레인지에 금속 젓가락을 넣어 폭죽처럼 불꽃이 튄 사례
기술이 발전해도 ‘사용자 매너’가 중요하다
무인 점포는 AI와 센서가 많은 것을 관리하지만, 결국 최종적인 위생과 질서는 이용자의 매너에 달려 있다.
누군가 장난을 치거나 기계를 잘못 사용하면, 그 피해는 다음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마무리
그날 이후, 나는 무인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기 전에 항상 물 상태와 향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오늘은 제발 순수한 물로만 끓이게 해주세요."
무인 점포의 편리함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런 웃픈 사건들이 어쩌면 사람 있는 가게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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