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0 — 야식이 절실한 순간
퇴근 후,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허기가 몰려왔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유통기한이 애매한 김치와 반쯤 남은 케첩뿐.
머릿속에 즉시 떠오른 건 집 근처 무인 편의점이었다. 24시간 운영, 걸어서 5분 거리, 야식 해결에 완벽한 조건.
02:00 — 도착, 그러나…
편의점 앞에 도착했을 때, 매장 안은 은은한 조명이 켜져 있었다. 진열대에 과자와 음료가 반짝거렸고, 자동 커피머신이 가볍게 웅웅거리고 있었다.
문 앞의 QR코드 리더기에 휴대폰 앱을 띄우고 스캔.
‘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릴 줄 알았다.
하지만 화면에 뜬 건 **“현재 출입이 제한된 상태입니다.”**라는 문구였다.
02:02 — 여러 번 시도
혹시 앱 오류인가 싶어, 다시 스캔. 이번엔 얼굴 인식 모드로 변경해 봤다.
카메라가 내 얼굴을 훑고, 잠시 멈춘 뒤…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뒤에서 택배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며 기름 냄새를 남기고, 나는 문 앞에서 멀뚱히 서 있었다.
02:05 — 고객센터 연결
앱 내 고객센터 버튼을 눌렀다.
“현재 상담 가능 인원이 없습니다. 채팅 상담을 이용해 주세요.”
자동응답 메시지가 끝나자, 묘한 허탈감이 몰려왔다. 새벽 시간대라긴 하지만, 24시간 매장이라면 최소한 비상 대응이 있을 줄 알았다.
02:08 — 원격 점검 시도
앱 채팅으로 상황을 설명하니, 원격 점검을 하겠다고 했다.
1분 뒤, 매장 문 옆 키패드의 불이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이제 열릴 거예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스캔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02:12 — 이유를 듣다
담당자가 마지막으로 보낸 답변은 이랬다.
“해당 매장은 방범 시스템 점검 중이라, 출입이 자동으로 차단된 상태입니다.
사전 공지 부족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즉, 24시간 운영이라도 정기 점검 시간이 있고, 그 시간 동안은 매장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
02:15 — 빈손 귀가
매장 안의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바라보며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편의점에서 야식을 사 먹는 건 실패했지만, 그날 이후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24시간 영업"이라는 말만 믿으면 안 된다.
경험에서 얻은 팁
- 앱 공지 확인 : 무인 점포 앱에는 가끔 점검 시간 공지가 올라온다.
- 대체 매장 파악 : 근처 유인 편의점이나 자판기를 미리 알아두면 비상시에 좋다.
- 심야 전용 카드 등록 : 일부 무인 점포는 새벽 시간대에 보안 강화를 위해 특정 결제 수단만 허용한다.
결론
새벽 2시, 문이 열리지 않은 무인 점포 앞에서 느낀 허무함은 크지만, 덕분에 무인 점포의 운영 방식과 보안 시스템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무인 점포 시대에도, 사람의 존재와 사전 정보 확인은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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